1. 나는 존재사와 계사 구분에 관련하여서는 칸과 브라운의 입장에 동의한다. 『범주론』과 『명제론』에서 "Socrates is sick"으로부터 "Socrates is" 추론과 "Homer is a poet"으로부터 "Homer is" 추론의 참과 거짓이 달라지는 이유는 영미전통의 be 동사 의미구분을 통해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그것은 플라톤에게만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관심사가 아니다.

2. "(a) poet"과 "sick"이 서로 다르며 being a poet과 being sick는 범주로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교양 있음'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동물'과 같은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을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전자라면 이로부터 being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종의 유개념으로 간주하면 그것은 주어 '안에 있는 것'일 수 없고 다만 주어에 대해 말해지기만 할 것이다. 반면 scik은 주어 안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구분으로도 둘 사이의 진리치가 갈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3. 논문의 주장은 큰 틀에서 내 생각과 달리 가는 것 같지 않은데, 다만 여기에서 be 동사를 비정언적 존재개념, 따라서 조건부로 있는 것(예를 들어 살아'있다'랄지)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것은 아예 계사 중심으로 놓고 그 자체로 이야기되는 경우와 부수적으로 이야기되는 경우 둘 각각의 다시금 구분되는 경우의 수들 중에 배분하여 넣으면 마찬가지 문제가 같은 정도로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4. 소크라테스나 호메로스를 주어로 잡을 때, 주어의 어떤 측면을 중심에 두고 이에 대해 어떤 범주에서 서술하고자 하는지의 구분과 관련하여 be 동사의 의미구분은 그닥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 논의를 통해 be 동사의 단일한 의미의 가능한 후보 중 어느 쪽을 더욱 지지하게 되는지에 대한 정당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5. Kahn, Owen, Brown 등이 보충어가 생략된 is 문장의 가능한 해석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을 하였는데, 이를 끌어들여 논하더라도 역시 완전용법과 불완전용법의 연속성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될 뿐 아닐까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읽고 싶다.

-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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