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유들' 중 있는 것은 정지에 참여함으로써 정지한 것이라 이야기되지만 정지에 대해 다른 것에 참여함으로써 정지와는 다른 것이라고도 이야기된다. 그런데 운동은, 만일 그것이 정지와 절대적으로 반대되는 것으로서 결코 정지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 역시 정지에 대해 다른 것에 참여함으로써 정지와 다른 것으로 이야기되지만, 여기에 더하여 정지에 참여할 수조차 없다는 점에서도 정지가 아니다. 이와 같은 구도에서, 예를 들어 "덕은 네모나지 않다."라는 문장을 생각해 보자. 이 명제는 참이며, 이 경우 덕은 형태를 가지지 못하므로 애초에 네모난 것에 참여 자체를 할 수 없다. 반면 네모난 석판을 생각해 보자. 네모난 석판은 네모난 것에 참여함으로써 네모난 것으로 이야기될 수 있지만, 네모난 것이라는 유 그 자체는 아니고 이와는 다른 것이라는 점에서는 또한 네모난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도 이야기될 수 있다. 이 네모난 석판의 경우는 같은 것이나 다른 것이라는 유가 있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이야기되는 경우에 유비될 수 있다. 다른 것이든 같은 것이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있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있는 것이라 이야기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들이 예외없이 있는 것 그 자체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것 그 자체를 제외한 여타의 모든 있는 것들은 저 있는 것 자체와는 다르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유들 사이의 결합과 분리에 대한 고찰은 상(그리고 모상과 가상)과 거짓을 규정하기 위해 시도된 작업이다. 거짓의 사례로 제시되는 "테아이테토스, 지금 나와 대화하고 있는 자는, 날고 있다." 라는 문장은 위 사례들 중 무엇에 해당되는가? 브라운은 이 상황이 "양립 불가능한 속성들의 영역 내에서의 다름"에 의해 설명된다고 주장한다. 사실로서, 테아이테토스는 현재 앉아 있으며, 이 앉아 있다는 동작 상태는 여타의 동작 상태들을 포괄하는 영역 내에서 다른 동작 상태와 양립 불가능하다. 테아이테토스가 앉아 있는 한, 그는 이와 동시에 서 있을 수도 없고 누워 있을 수도 없으며, 마찬가지로 날고 있을 수도 없다. 그래서 앉아 있는 것에 참여하고 있는 테아이테토스를 언급하고 바로 그러한 테아이테토스에 관해서 앉아 있다는 것과는 동작 상태 영역 안에서 양립할 수 없는 날고 있다는 술어를 서술하는 것은 거짓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유들의 결합과 분리 논의에서는 이와 같은 양립 불가능한 속성들의 영역이라는 의미에서의 '다른 것'이 논의된 바 없다. 브라운과 그의 해석에 동의하는 일군의 학자들은 이에 대한 문헌 상의 근거로 "크지 않은 것"이 "그 반대인 작은 것만이 아니라 단지 다르기만 한 것인 같은 크기인 것 또한 의미할 수 있다"라는 손님의 언급을 제시한다. 그러나 유들의 결합과 분리 논의에서 있는 것에 참여하는 것들이 있는 것 자체와 다르다는 것과 운동이 정지와 다르다는 것이 같은 의미의 '다른 것'을 통해 설명되었고, 지금 인용된 손님의 언급에서도 여기에 연속적으로 반대되는 것도 단지 다르기만 한 것도 모두 "~이 아닌 것"으로 통칭된다고 언급될 뿐, 이로부터 한 상태가 속한 영역에서 양립할 수 없는 여타 모든 상태들을 배제한 것이 "~이 아닌 것"으로 통칭된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또한 브라운 자신이 시인하듯, "덕은 네모난 것이 아니다"와 같은 참인 문장에서의 "~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브라운의 해석은 설명을 제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덕은 네모나다"라는 문장의 거짓 역시 브라운의 해석으로는 손님의 거짓 규정에 포섭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이지 않은 것"을 "~인 것 자체와 다른 것" 그리고 "~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로 이해할 경우, 브라운이 직면하는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을 시도한 것이 프레데의 is1과 is2 구분을 통한 is not 해석이다. 테아이테토스는 그 자신 그 자체로 날고 있는 것 그 자체이지 않고, 그럴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도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테아이테토스는 또한 날고 있는 것에 참여하지 않고, 그래서 날고 있는 것이라는 속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통상적 차원에서 우리가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다"라는 문장이 거짓임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다른 것"의 의미는 이 후자의 속성 결여, 비참여인 것이다. 그런데 있다는 것과 있지 않다는 것은 자체적 차원에서 이야기될 수도 있고 상대적(참여) 차원에서도 이야기될 수 있다는 프레데의 해석을 적용하면, 테아이테토스가 앉아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날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참여 차원에서, is2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라는 구분이 가능하다. 반면 앞서 유들의 결합과 분리 논의에서는 있는 것들 중 하나이며 있는 것 자체에 참여하는 그러한 것인 여타의 유들(운동, 정지, 같은 것, 다른 것 등)이 그러한 참여에도 불구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며 있는 것이지 않은 것이라는 점이 "다른 것에의 참여"를 통해서 설명되고 있었으며, 이는 테아이테토스의 경우와 달리 is1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에서 'is'의 의미에는 차이가 없는데, "그것은 무엇으로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이 되는 is 응답에 제시될 수 있는 이러저러한 술어들을 주어에 결합시키는 기능을 동일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is1은 주어의 자체적 측면에서 여타의 것들과의 관계를 배제한 채로 결합되거나 분리되는 술어들과의 관계를, is2는 대상에 대한 참여 또는 그 대상에 대한 다른 것에 대한 참여를 통해 결합되거나 분리되는 술어들과의 관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그 사용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테아이테토스는 앉아 있다"는 이에 따라 is1 차원에서는, 마치 운동도 정지도 있는 것과 다른 것처럼, 거짓이 될 수 있다. 그러나 is2 차원에서는, 이번엔 다시 운동도 정지도 있는 것에 참여하여 있는 것들로 이야기되듯, 테아이테토스가 앉아 있는 것에 참여함으로써 앉아 있는 것으로 참되게 이야기되는 것일 수 있다. 반면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다"는 is1에 따라서도 is2에 따라서도 거짓이다. 반면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지 않다"는 또한 is1에 따라서도 is2에 따라서도 참이다.

  이제 문제는 is1 차원에서 연결되는 것들, is1에서는 분리되지만 is2에서 결합하는 것들, 그리고 is1과 is2 모두에서 분리되는 것들 사이의 구분이다. 있는 것에 참여하는 것들은 아무리 그런 식으로 참여하더라도 있는 것 그 자체일 수는 없고 그 있는 것 자체와는 다른 것이며 따라서 자체적으로 있는 것이지 못하다. 그렇다면 같은 식으로 "날고 있는 것"에 참여하는 것들이 아무리 그렇게 참여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참여자들은 자체적으로 날고 있는 것 그 자체로 이야기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자들은 적어도 날고 있는 것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들과는 구분되며, 참여의 차원에서는 여전히 날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논점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브라운의 소위 "영역" 해석을 고려한다면, 테아이테토스의 경우처럼 앉아 있음으로써 날고 있지 않은 것에 비해서, 수나 색이나 덕이 날고 있지 않은 것은 그 영역과 아예 무관한 방식으로 날고 있지 않은 것이며 날고 있는 것과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제 앞서 논의된 참여관계를 일종의 원본과 모상 관계로 생각해 보자. 있는 것 그 자체가 원본이라면, 참여자들은 이 원본을 모방한 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은 모상과 가상으로 구분될 수 있다. 모상은 적어도 어떤 의미에서는 원본과 같은 이름으로 이야기될 수 있다. 즉 운동은 있는 것 자체(원본)라고는 이야기될 수 없지만 그 참여를 통해 있는 것(모상)이라고는 이야기될 수 있다. 반면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는 것 자체도 아니지만 날고 있는 것에 참여하지도 않으며, 그런 의미에서 모상조차 아니다. 그럼에도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다"라는 문장은 테아이테토스를 "날고 있는 것"이라는 이름으로 말하고 있다.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는 것 자체도 아니고 이에 참여하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날고 있는 것과 어떤 식으로 결부되고 있고 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 거짓 문장 안에서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는 것"이라는 거짓 이름을 가진, "날고 있는 것"을 잘못 모방하는, "날고 있는 것"에 대한 가상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테아이테토스는 날고 있다"라는 문장은 테아이테토스를 언급하고 이 언급된 주어에 관련하여 연속적으로 그에 관하여 있는 것들이나 있지 않은 것들을 서술하며, 그런 식으로 테아이테토스와 그에 관항 있는 것들을 지시한다. 이 문장은 이런 식으로 테아이테토스를 표현하며, 모방한다. 이러한 문장과 문장의 지시체 사이의 관계가 유들의 참여관계 및 원본과 모상 관계를 통해 설명되고 있는 것인지 여부는 논쟁적이나, 적어도 이러한 구도가 연상된다는 정도의 언급은 가능해 보인다.) 이러한 구도 안에서 자체적인 것 또는 원본은 이에 대한 참여자나 모방자로 하여금 그 참여대상의 본래적 성격으로부터 유래한 닮은 이름을 가지는 일을 허용해준다. 있는 것이 자체적으로 있고 이 자체적인 있는 것에 여타의 것들이 참여함으로써 그것들도 비로소 있는 것들이 된다. 그러나 이 후자인 참여자들은 그것들이 비록 있는 것들이긴 하지만 이에 대한 참여를 통해 다른 것들을 있는 것들이게끔 해주지는 않는다. 물론 "자체적으로 운동으로서 있는 것"은 이것에 참여하는 것들을 또한 "상대적으로 운동으로서 있는 것들"이게끔 해주기는 할 것이다.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른 사례를 들어 보자면, 같은 것 자체는 여타의 참여자들로 하여금 그것들이 각기 자기 자신과 같은 것들이도록 해준다. 반면 이 참여자들은 그 참여를 통해 "같은 것"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참여자들에 참여하는 또 다른 것들을 "같은 것"이라 이야기되도록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속성의 원본, 표준, 원천, 근거로서 각각의 유 그 자체는 이러한 유에 참여하는 참여자들과 구분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원본과 참여자들은 서로 구분되고 서로 다른 것이라 이야기될 수 있다. 반면 원본에 참여하지 않는 것들, 그러한 속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결여하는 것들은 원본으로부터만이 아니라 참여자들로부터도 다른 것이 된다. "같은 것이란 그 자체로 있는 것 자체입니까?"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라고, "그것은 거짓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하고 "테아이테토스가 날고 있습니까?"에 대해서도 같은 종류의 대답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이와 함께 두 대답의 서로 다른 층위를 구분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구분이 필요한 이유는 소피스트가 단순히 현자를 모방하기만 하는 자가 아니라 현자를 거짓되게 모방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자로부터 두 차원 모두에서 구분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현자와도 달라야 하지만 현자를 모방한 자와도 달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의 구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현자와 그를 모방하는 자 사이의 구분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자를 알고 모방하는 자는 현자의 현재 상태를 반복할 수는 있지만, 그 현자의 원리적 능력을 재현할 수는 없다. 마치 참여자 있는 것들이 원본 있는 것처럼 자신에 대한 참여자들을 있는 것들로 만들어주지 못하듯, 현자는 변증술이라는 원리적인 앎을 활용하여 변화생멸하는 무한하게 다양한 사태들에 언제나 참인 판단들을 내리지만 모방자는 단지 그가 모방을 완수한 그 단계까지 현자가 지니고 있던 고정된 지식들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면 소피스트는 그러한 고정적 지식의 반복조차 행하지 못할 것인데, 이러한 무지에 대한 두려움이 소피스트로 하여금 자신이 논박당하는 상황은 피하게 만들고 오직 그가 다른 자를 반박하는 상황만을 허용하도록 만든다고 볼 수도 있다. 

  원본 그 자체가 참일 때에 그것을 모방한 것은 원본에 비하여 거짓이고, 원본을 제대로 모방한 모상은 원본을 잘못 모방한 가상에 비하여 참이며, 역으로 가상은 모상에 비하여 거짓이자 원본에 비하여서는 더욱 더 거짓이다. 이러한 두 차원의 참과 거짓이 구분되어야 소피스트가 현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현자를 모방하는 자마저도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고, 그가 다른 자를 지혜롭게 만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지혜를 결여하고 있기까지 하다는 점이 규정되어, 그가 어느 차원의 어떤 영역에 자리하는지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0. 문제 구성 중...

 

-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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