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a-545c : 처자의 공유, 공동교육과 공동직무, 그리고 철학과 전술의 전문가로서 통치자들의 선발이 논의되었다. 또한 공동주거와 공동소유, 수호자들에 대한 생계지원과 수호의 대상으로서 전체 시민이 논의되었다. 이제 다시 본래의 논의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 본래의 맥락은 이러한 폴리스가 훌륭한 것이고 또한 이를 닮은 인간이 훌륭한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를 제외한 모든 폴리스들은 잘못된 것이며, 그 잘못을 살펴볼 만한 것들로 네 종류의 정체들이 있고 또한 이를 닮은 네 종류의 인간이 있다. 이를 통해 최선의 인간과 최악의 인간을 모두 검토하여 전자가 가장 행복하고 후자는 가장 비참한지 혹은 그 역인지 고찰하는 것이 목표였다. 잘못된 네 가지 정체를 논하려는 대목에서 폴레마르코스와 아데이만토스가 논의를 중단시켰다. 이제 다시 그 잘못된 네 가지 정체들로 돌아간다. 첫째는 크레테 및 라코니케(스파르타) 식 정체이고 그에 버금가는 과두정이 두 번째 것으로서 여러 악들로 만연해 있다. 이와 불화하고 이 다음으로 출현하는 것은 민주정이다. 네 번째로 이 모든 것들 중 빼어난 것으로 말기적 질병으로서 참주정이 있다. 세습군주정과 매관매직의 왕정은 이들 사이에 놓이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기질도 그들이 살고 있는 폴리스에 따라 다섯이다. 최서자정을 닮은 자가 훌륭하고 정의로운 자이다. 다음으로 라코니케 식 정체에 따라 승리와 명예에 집착하는 자가, 다음으로 과두정적 인간과 민주정적 인간 그리고 참주정적 인간 순으로 언급된다. 마지막 가장 부정의한 자에 이르러 이를 가장 정의로운 자와 마주 세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순수한 정의와 순수한 불의가 이를 지닌 자의 행, 불행과 관련하여 어떤 관계인지 완벽하게 고찰하고, 이로써 트라시마코스를 따라 불의를 추구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의 논의에 따라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서이다.최선자 정체와 최선의 인간을 고찰한 순서대로, 이번에도 명예욕의 정체(政體)를 그러한 인간보다 먼저 고찰해야 한다. 다음으로 과두정과 과두정적인 인간을, 세 번째로 민주정과 민주정적 인간을, 넷째로 참주정과 참주정적 영혼을 고찰할 것이다.

545d-548c : 관직을 장악한 집단 자체에서 정체의 전환이 비롯되며 이는 집단에 내분이 생겼을 때이다. 반면 집단이 한마음일 때에는 아무리 작더라도 전복될 수 없다. 따라서 최선자정의 전복, 그리고 보조자들과 통치자들 상호 또 자체 내 분쟁의 방식이 검토되어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그 방식을 신화적으로 묘사한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 주기에는 수학적 질서가 있고, 이를 어겨 출산할 경우 그 태생이 저열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기는 최선자정의 통치자들조차 알 수 없고 신만이 알기에 실수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세대를 거쳐 거듭되면서 시가와 체육이 망각되고, 금과 은, 청동과 철의 각 종족을 구별하는 안목도 사라짐으로써 이 종족들이 뒤섞이게 된다. 이로부터 내분이 유래한다. 이제 통치자들 중 철과 청동의 종족은 재물의 소유를 추구하고 황금 및 은의 종족은 덕과 기존의 최선자정으로 이끌며 서로 반목하다 중간에서 합의한다. 이제 토지와 가옥이 사유화되고, 통치자들을 부양하던 동료시민들을 노예로 만든다. 이것이 최선자정과 과두정의 중간단계로서 명예정이다. 이 정체는 양 정체를 흉내내면서 또한 그 자체의 특성도 지닐 것이다. 여전히 통치자를 존중하고 수호자 집단을 수호 이외의 업무로부터 멀리하게 하며 공동식사를 유지하고 체육과 전쟁을 주의하겠지만, 더 이상 지혜로운 자들을 관직에 앉히지 않고 전술과 전략에 치중할 것이다. 반면 과두정과 유사하게 재물욕을 드러낼 것이며 자신의 사람들에게 재물을 낭비할 것이다. 또한 재물을 공유하지 않으므로 남의 것을 유용하고 시가를 멀리하고 체육을 우선시하기에 법을 피해 쾌락을 추구한다. 이는 선악이 혼합된 정체이다. 여기에서는 격정이 우세하여 승리와 명예에 대한 집착만이 가장 두드러진다.

548d-550b : 이 정체에 일치하는 인간은 경쟁을 추구하며 고집스럽다. 시가와 이야기를 좋아하나 덜 시가적이고 변론에 무능할 것이다. 노예에게는 가혹하고 자유민에게는 상냥하며 통치자들에게는 순종적이다. 통치를 추구하며 명예를 사랑하고, 통치의 자격을 전쟁의 공적에서 찾는다. 그는 시가와 혼화된 이성을 갖춘 최선자정의 수호자에는 부족한 자로서 재물을 거부하는 성향도 젊어서부터 늙어갈수록 약화되고 덕에서 멀어질 것이다. 이런 자가 명예정적인 청년이다. 그런 자는 세속의 일을 멀리하는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 생겨날 것이다. 부인은 그가 권력을 쥐지도, 다른 시민들보다 가족을 더 아끼지도 않는 그러한 태연함에 대해 비난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남에게 간섭하지 않는 이러한 아버지는 무시당하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존경을 받는다. 이 양쪽 사람들에게서 그 자식은 영향을 받는다. 아버지는 자식의 영혼에서 이성적 부분을 키우지만, 다른 자들은 욕망과 격정의 부분들을 키운다. 양 극단에 이끌려 중간으로 오게 된 영혼의 주도권은 격정적 부분이 쥐게 된다.

550c-552e : 다음으로 과두정은 평가재산에 따라 부자가 통치하고 빈자는 관여하지 못하는 정체이다. 명예정에서 과두정으로의 이행은 각자의 사유재산으로부터 발생된다. 자신의 재산이 생기므로 그것을 소비할 방법을 강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법률을 왜곡시키게 된다. 이런 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무리를 이루고, 그럴수록 부가 추앙받고 덕은 경시된다. 이 과정에서 명예를 추구하던 자들은 결국 재산을 추구하게 되고, 부자는 찬양받고 관직에 올려지지만 빈자는 멸시당한다. 정치에는 일정 수준의 재산을 갖춘 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정치에 참여하는 자들은 무력이나 겁박으로 이 체제를 유지한다. 이 정체의 결함은 첫째, 통치에 통치술이 아닌 재산만을 갖춘 자가 뛰어들어 정체를 망쳐 버린다. 다음으로 이 폴리스는 단일한 것이 아닌 둘로 분열된 것이 된다. 즉 부자와 빈자로 나뉜다. 이 양편이 서로에게 계략과 음모를 꾀하고 적대할 것이다. 세 번째로 통치집단인 부자들이 적대하고 있는 빈자들을 무장시켜 전쟁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며, 부에 집착하므로 전쟁 비용을 지불하려 들지도 않을 것이므로 외부와 전쟁을 치를 수도 없다. 네 번째로(이는 첫 번째와 일맥상통한다.) 직무와 기술이 불일치하고 혼란스럽게 된다. 농사꾼이 돈을 벌고 또한 정치에 참여하며 전쟁을 한다. 즉 제 소관이 아닌 서로 다른 직무에 간섭한다. 나아가 한 폴리스 내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제 모든 것을 팔아 넘기고, 또 다른 자는 이것을 전부 사들이며, 그렇게 다 팔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자가 여전히 그 폴리스 내에서 장인도 기병도 상인도 아닌 채로 빈자라 불리며 거주하는 일이 허용된다. 따라서 빈부격차가 심화된다. 이렇게 빈자로 전락한 자가 이전에 부자였을 때에도 그는 그저 낭비벽에 심한 자일 뿐이며 통치자로 보이기만 하지 실제로 통치자는 아니었다. 그는 마치 벌집의 수벌처럼 분란의 씨앗이 된다. 날개를 단 모든 수벌은 침이 없으나 날개 없는 수벌들 중 일부는 침을 지니며, 그 침을 지닌 수벌은 노년에 악행을 저지른다. 침 없는 거지들과 침 가진 범죄자들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침을 지닌 수벌들을 과두정의 통치자들은 힘으로 억누른다. 이는 교육이 부재하고 통치자 잘못되어 생겨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결함들이 있을 것이다. 

553a-555a : 과두정을 닮은 인간은 명예정을 닮은 자의 자식으로서 태어난다. 명예를 좇던 아버지가 과두정으로 이행된 폴리스와 부딪쳐 침몰하고 모든 재산과 온 인생을 상실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 자식은 겁에 질린다. 그는 명예욕과 격정을 영혼에서 몰아내고, 가난으로 인해 수전노처럼 굴며 재산을 모아댄다. 그는 욕구적 부분을 자신의 황제로 삼는다. 그 아래 이성적 부분과 격정적 부분이 부복하고 노예노릇을 하게 된다. 이런 자는 재물욕에 빠져 인색하며 부지런하다. 이런 자는 교육에 개의치 않으며 따라서 그의 안에서는 거지와 같은 침 없는 수벌이란 욕망과 범죄자 같은 침 가진 수벌이란 욕망이 상존한다. 이것은 단지 강제와 공포, 제 재산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통해 억제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특권적 자유(exousia)가 주어지거나 남의 재산을 유용하게 될 때에는 이 거지와 범죄자 같은 수벌들이 들끓는다. 이런 자의 영혼 내에서는 욕망들이 서로 분쟁한다. 더 나은(안전한?) 욕망들이 통상 이기므로 남들보다 점잖아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는 통합된 영혼을 못 지니는 덕 없는 자이고 경쟁에 헌신할 줄도 모르며 다만 인색한 수전노에 불과하다.

555b-558c : 과두정은 그것이 내세우는 좋은 것으로서 최대한의 부에 관련한 불만족으로 인해 민주정으로 이행된다. 통치자들은 젊은이들의 낭비를 이용하여 제 부를 키우고 시민들의 무절제를 부추긴다. 이 과정에서 침을 지닌 수벌 같은 자들이 무장을 갖춘 채로 빈자가 되어 빚을 진 채 시민권까지 박탈 당하고서는 제 재산을 앗아간 자들과 그 외의 사람들까지 증오하고, 변란을 꾀하게 된다. 과두정의 통치자들은 계속 돈을 뿌려 이런 빚 진 자들을, 저런 수벌과 거지를 양산해낸다. 증여재산의 처분을 금지하지도 않고, 계약 당사자의 위험을 계약의 조건으로 법제화하지도 않으며, 이런 폴리스의 청년들은 비겁하고 게으르며 나약하다. 부자도 빈자도 덕에 대해서는 심려치 않는다. 이 상황에서 전쟁이 난다면 비만한 부자들과 볕에 그을린 빈자들이 서로의 상황을 목격하게 되고, 빈자가 부자를 업신여기게 된다. 이렇듯 분열된 폴리스는 한편으로 같은 과두정 동맹을, 다른 한편으로는 또 같은 민주정 동맹을 끌어들여 내분을 키워간다. 이 과정에서 빈자가 승리하여 부자를 도륙하거나 추방하고서, 시민에게 균등하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추첨으로 관직을 할당함으로써 민주정이 생기는 것이다. 이 민주정은 신분상의 자유와 언로의 자유, 특권적 자유를 첫째 특징으로 갖는다. 이로 인해 그 정체의 시민들은 각자 자의적으로 직무를 선택하여 맡는다.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뒤섞여 온갖 성격들로 치장된 이 정체는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이 정체에서는 다른 모든 정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폴리스 내에서는 통치, 전쟁, 화합과 교류에 어떠한 법도, 의무나 책임, 강제도 없다. 앞서 논의된 훌륭한 자질과 훌륭한 유희(를 통한 교육)는 경시되고, 온갖 직무가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통치자는 다만 대중의 구미에 맞으면 그만이다. 이러한 민주정은 어떤 균등함을 나누어 주는 무정부 상태의 정체이다.

558d-561e : 민주정을 닮은 자는 과두정을 닮은 구두쇠 아비에게서 태어난다. 아비와 같이 그 자식도 필수적인 욕구들로써 필수적이지 않은 욕구들을 억누른다. 전자는 불가피한 것 그리고 그 충족이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다. 이 두 부류는 본성에 의해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훈련을 통해 제거할 수 있고 그 충족이 이롭지 못하거나 심지어 해로운 욕구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것들이다. 필수적 욕구가 주도하는 영혼은 과두정적인 반면 필수적이지 않은 욕구에 점령된 영혼은 앞서의 수벌과 같은 자이다. 과두정에서 민주정으로의 이행과 마찬가지로, 청년의 영혼 내에서 분열된 욕구들 중 한 부류가 외부의 욕구들과 동맹을 맺음으로써 그 청년은 민주정적인 자가 된다. 이러한 자의 다른 욕구들이 부모에게서건 친족들에게서건 지원을 받으면, 이 젊은이의 내면에서 또한 내분이 일어난다. 필수적 욕구와 필수적이지 않은 욕구가 서로 경쟁하지만, 그 아비는 양육에 무지하고, 따라서 이 청년의 영혼에는 수호자들인 훌륭한 학문과 활동이 부재하기에, 결국 필수적이지 않은 욕구가 그 영혼을 점령한다. 결국 필수적 욕구와 동류인 외부의 조언들도 차단할 것이고, 수치를 무지로, 절제를 비겁으로 명명하며 추방해 버릴 것이다. 이 빈자리에 오만과 무정부상태, 낭비벽과 몰염치를 앉힌다. 이런 것들을 교양과 자유, 용기라 부르며 결국 민주정적인 인간이 된다. 이런 자에게 행운이 따른다면 서로 다른 욕구들이 번갈아 가며 주도권을 쥐면서 나름 균등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그는 두 부류의 욕구들 중 한편을 드는 조언을 거부할 것이며 모든 종류의 욕구들을 한결같이 존중할 것이다. 그는 술에 빠졌다가 이내 시가에 몰두하기도 하고 다시 철학을 건드리는가 하면 재산축적에 매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즐겁고 자유로운 삶이라 칭송한다. 그는 민주정의 폴리스처럼 복합적이고 다양한 성격으로 가득 찬다. 

562a-566c : 민주정으로부터 참주정이 발생한다. 그 과정은 과두정에서 민주정으로의 이행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과두정은 부를 좋은 것으로서 추구하였고, 이에 대한 불만족과 재물 이외의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 민주정을 파멸시켰다. 민주정 또한 자유에 대해 이와 마찬가지이다. 자유의 희석되지 않은 원주를 과음하여 사람들은 자유에 불만족하게 된다. 통치받지 않는 피지배자와 통치하지 않은 통치자들을 칭찬하며, 이런 폴리스에서 자유는 전면적으로 확산된다. 부자지간이 역전되고 거류민이 시민의 노릇을 하게 된다. 모든 관계가 역전되어 가축이 주인보다 존중받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결국 어떠한 복종도 못 참게 되고, 일체의 법률이 무시된다. 이제 과두정을 망친 질병과 같은 질병이 민주정에서는 특권적 자유에 의해 더 크고 강하게 일어난다. 지나침은 곧장 반대방향으로 대변혁을 일으킨다. 곧, 지나친 자유는 극단적 예속으로 탈바꿈된다. 특권적 자유에 의해 강화되는 질병이란 침을 가진 또 가지지 못한 수벌들의 창궐이다. 과두정에서는 무시당하던 수벌들이 민주정에서는 앞장을 서고, 그 중 가장 사나운 무리가 말과 행동으로 나서고 나머지 것들은 주위에서 웅성거리며, 반대자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이들과 반대되는 자들로 부자들이 있다. 이들은 수벌들의 먹이가 된다. 그리고 이 두 부류와 다른 세 번째 부류가 민중이다. 민주정에서는 이들 민중이 최대 다수이며 주도권을 쥔다. 수벌들은 부자에게서 먹이를 얻어 먹고 그 찌꺼기들을 민중에게 돌려 인기를 얻는다. 부자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대하려 들지만, 이는 민주정에 대한 과두정의 전복시도라 매도당한다. 이러한 위협에 내몰려 부자들은 실제로 과두정으로의 전복을 꾀하게 된다. 이로써 상호 탄핵, 재판과 소송이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민중이 앞장세우는 선도자 격의 뿌리에서 참주가 자라난다. 제물 사이의 인육을 맛본 자는 필연적으로 늑대가 되고야 만다는 신화처럼, 민중의 지도자 격이 되는 자는 동족의 피를 맛보고, 죽은 동족의 재산과 토지를 함께 나누며 채무를 무효화할 것을 암시한다. 이런 자는 부자들에 의해 사형을 선고 받거나 추방되거나 혹은 암살되거나, 그렇지 않으려면 참주가 될 수밖에 없다. 참주가 될 자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경호대를 요구한다. 민중은 그를 염려하여 이를 찬성한다. 반면 부자는 민중의 미움을 사 달아나게 된다. 이로써 민중의 선도자 격인 자는 참주가 된다. 

566d-569c : 참주정적 인간과 이런 자가 생기는 폴리스의 행복이 검토되어야 한다. 초기의 참주는 재산을 나누고 모두에게 온화한 척을 할 것이다. 그리고 추방한 정적들 중 일부와는 화해하고 또 일부는 제거하여 외부와 전쟁을 일으켜 민중들이 참주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유지시킨다. 이 과정에서 전쟁의 세금을 거두어 민중들이 생계에 골몰하여 참주에 대해 음모를 꾸미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자신을 적대하는 민중을 전쟁 중 적에게 넘겨주려는 의도에서도 전쟁을 선호한다. 이것이 시민들에게서 증오를 사는 짓들이며, 참주를 옹립한 주변인들 중 용감한 자들이 그에게 반대하고 나설 수 있다. 비판할 지혜와 용기를 갖춘 자들은 모두 적으로 돌려 친구건 시민이건 죄다 제거해 나아가, 참주 곁에는 유용한 자가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조금이라도 훌륭한 자질을 갖춘 자들은 모두 찾아내 제거하려 든다. 의사와 반대로 참주는 최악의 것을 남기고 최선의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가 믿을 자들은 외부의 수벌들뿐이며, 그들로 경호대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 그는 다른 폴리스의 시민들에게서 노예들을 빼앗아 해방시켜 제 경호대로 삼을 것이다. 이런 지경인데 시인들은 참주들이 자신들 같은 현자들과 교제함으로써 현명하다 말하니, 이런 이유에서 시인들은 최선자정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은 폴리스들을 드나들며 참주정과 민주정으로 이끌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곳들에서 인기를 얻는다. 참주정의 재정은 신전의 재화와 파멸당한 부자들의 재산으로 유지되다가, 이것이 다하면 민중이 참주를 부양하게 된다. 민중은 이내 다 큰 자식을 노쇠한 아비가 양육하듯 느껴 참주와 그의 친구들을 백수 자식과 거렁뱅이들로 여겨 내쫓으려 할 것이다. 참주는 친부살해자로서 이에 대항할 것이다. 결국 민중은 시기상조의 자유에 대한 대가로 가장 참혹하고 고된 노예살이를 하게 된다.

-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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